현대 사회에서 가족의 해체가 낳는 비극,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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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현대 사회에서 가족의 해체가 낳는 비극,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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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개요 및 줄거리: 1988년 일본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스가모 아동 방치 사건'이 모티브

 

* 작품 개요

영화 <아무도 모른다(Nobody Knows)>는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2004년 작품으로, 1988년 일본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스가모 아동 방치 사건'을 모티브로 하였으나, 실제 사건과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을 향한 감독의 따뜻하면서도 냉정한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12세 소년 야기라 유야가 칸 영화제 역사상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사회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아이들의 고독하고 치열한 생존기를 다루며 국내외 다수의 영화상을 수상한 수작입니다.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야기라 유아, 키타우라 야유, 키무라 히에이, 시미즈 모모코, 칸 하나에 등

장르: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40분

 

사회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아이들의 고독하고 치열한 생존기, 영화 &lt;아무도 모른다&gt;.
사회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아이들의 고독하고 치열한 생존기, 영화 <아무도 모른다>.



* 줄거리
젊은 어머니 케이코는 도쿄의 작은 아파트에 네 아이와 함께 이사 옵니다. 하지만 집주인에게는 장남인 12세 아키라만 알려져 있고, 둘째 쿄코, 셋째 시게루, 막내 유키는 여행 가방에 숨겨 들어와 바깥세상과 단절된 채 생활합니다. 네 아이는 각기 아버지가 다릅니다.

어느 날, 어머니는 아키라에게 동생들을 부탁한다는 쪽지와 약간의 돈을 남기고 사라집니다. 크리스마스 전에는 돌아오겠다는 메모를 믿고 아이들은 집안에서만 갇힌 채 엄마를 기다리며 스스로 살아가기 위한 힘겨운 나날을 시작합니다. 장남 아키라는 동생들을 돌보며 헤어지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돈은 점점 떨어지고 엄마는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들의 생활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아파트는 엉망이 되며 생계를 위해 물건을 훔치기도 하는 등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서로에게 의지하며 버텨나갑니다. 결국 극도의 방치 속에서 막내 유키가 의자에서 떨어져 죽음을 맞이하는 비극이 발생하고, 아키라는 유일한 친구였던 사키와 함께 동생을 묻어주며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고립된 아이들의 슬픈 생존 모험은 끝을 맺습니다. 영화는 비극적인 현실 속에서도 헤어지지 않으려는 아이들의 순수한 의지와 생존 본능을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 주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을 촉구하는 메시지

 

영화 <아무도 모른다>는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2004년 작품으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사회의 냉혹함 속에서 버려진 아이들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이 영화의 핵심 주제 4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1. 가족의 해체와 부재하는 모성 
<아무도 모른다>는 현대 사회에서 가족의 해체가 낳는 비극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네 아이의 엄마인 케이코는 아이들을 아파트에 방치하고 남자들을 만나러 외출하거나 결국 영원히 떠나버립니다. 이는 전통적인 모성의 부재를 상징하며, 아이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됩니다. 아이들이 각기 다른 아버지를 가진 설정은 불안정한 가족 구조를 보여주며, 엄마의 무책임한 선택이 아이들의 삶을 얼마나 취약하게 만드는지 고발합니다. 엄마가 떠나면서 가족이라는 보호막은 무너지고, 아이들은 스스로 생존해야 하는 고립된 섬이 됩니다.

2. 사회적 무관심과 고립 
아이들이 사는 아파트의 이웃들은 네 남매의 존재를 알지 못하거나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통제된 아이들의 삶은 사회적 무관심 속에서 철저히 고립됩니다. 아이들의 비극적인 상황이 진행되는 동안, 세상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무심히 흘러갑니다. 이웃, 학교, 그리고 사회 시스템 모두 아이들의 외침을 듣지 못하거나 외면합니다. 영화는 '아무도 모른다(Nobody Knows)'는 제목처럼, 눈앞에 있는 비극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현대 사회의 냉혹한 익명성을 비판합니다. 이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3. 아이들의 순수한 생존 본능과 의지 
끔찍한 현실 속에서도 네 아이, 특히 맏이인 아키라에게는 동생들을 지키고 헤어지지 않으려는 순수한 생존 본능과 의지가 나타납니다. 아키라는 부족한 돈으로 동생들을 먹이고, 엄마의 빈자리를 채우려 애쓰며, 동생들과 함께 사는 것만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이러한 아이들의 모습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삶을 지속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비록 그들의 생존 방식이 서투르고 위험하며, 결국 비극을 막지 못할지라도, 서로를 향한 의존과 사랑은 인간적인 존엄성을 잃지 않으려는 발버둥으로 비칩니다.

4. 성장의 상실과 어린 시절의 박탈 
영화는 아이들의 어린 시절 박탈이라는 슬픈 주제를 다룹니다. 장남 아키라는 12세의 나이에 가장의 역할을 떠맡으면서 성장의 상실을 경험합니다. 동생 쿄코는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안일을 하며, 시게루와 유키는 자유롭게 뛰놀 권리를 빼앗깁니다. 이들에게는 평범한 '아이'로 살 수 있는 기회가 없습니다. 그들의 일상은 생존 자체가 되어버렸고,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어린 시절은 잔혹한 현실에 의해 질식당합니다. 특히 막내 유키의 비극적인 죽음은 박탈당한 어린 시절의 가장 비참한 결말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대표작 3편


1. <어느 가족> (万引き家族, 2018)
<어느 가족>은 핏줄로 엮이지 않았지만, 서로를 '가족'이라 부르며 도둑질로 생계를 유지하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다룬 작품입니다. 할머니의 연금과 좀도둑질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은 서로에게 기대며 진정한 행복을 느끼지만, 뜻밖의 사건으로 인해 가족의 비밀과 관계가 세상에 드러나면서 해체 위기에 놓입니다. 고레에다 감독은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혈연만으로 정의될 수 있는지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으며, 특히 이들이 보여주는 결핍된 현실 속의 따뜻한 유대감과, 결국 법과 사회의 시선 앞에서 무너지는 순간을 섬세하고 현실적으로 그려내 가슴 먹먹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가족의 의미, 빈곤,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가장 잘 드러난 수작입니다.

2. <걸어도 걸어도> (歩いても 歩いても, 2008)
<걸어도 걸어도>는 명절을 맞아 돌아가신 큰아들의 기일에 모인 한 가족의 평범하고도 미묘한 하루를 그린 영화입니다. 의사인 아버지를 둘러싼 둘째 아들 '료타' 가족과 딸 '치나미'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준비하고, 추억을 나누고, 불편한 감정들을 교환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영화는 거창한 사건 없이, 가족 구성원 간에 맴도는 애증, 세대 간의 갈등, 그리고 말로 다 하지 못한 후회와 사랑 같은 일상 속의 잔잔한 감정의 파동에 집중합니다. 고레에다 감독의 특유의 미장센과 연출력으로, 관객은 마치 자신의 가족사를 엿보는 듯한 보편적인 공감과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어머니의 시선을 통해 그려지는 상실의 슬픔과 삶의 순환에 대한 통찰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3. <세 번째 살인> (三度目の殺人, 2017)
<세 번째 살인>은 고레에다 감독의 기존 작품들과 달리 장르 영화의 문법을 차용하여 '진실'과 '정의'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법정 미스터리 드라마입니다. 승률을 중시하는 변호사 '시게모리'가 한 번도 아닌 두 번의 살인 전과가 있는 용의자 '미스미'의 변호를 맡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미스미는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다고 인정하지만, 그의 진술은 계속해서 바뀌고 모순되며, 시게모리는 진실이 무엇인지 혼란에 빠집니다. 영화는 단순한 범죄의 경위를 밝히는 것을 넘어, 법정 시스템과 인간의 기억, 그리고 재판 과정에서 희생되는 진정한 진실의 문제를 깊이 파고듭니다. 특히, **'진실은 하나인가', '정의는 무엇인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며, 고레에다 감독의 영화 세계가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사회 시스템과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문제로 확장되었음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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