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다라>, 승려의 이야기이지만, 번뇌는 곧 인간 보편의 고통을 대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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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만다라>, 승려의 이야기이지만, 번뇌는 곧 인간 보편의 고통을 대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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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개요 및 줄거리: 두 승려를 통해 인간의 본질적인 번뇌와 깨달음에 대한 심오한 질문

 
* 작품 개요
한국영화 < 만다라 (曼陀羅, Mandala) >(1981)는 임권택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로, 김성동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합니다. 1980년대 한국 영화의 수작으로 평가받으며, 임권택 감독의 예술적 역량이 본격적으로 꽃피기 시작한 작품으로도 의미가 깊습니다. 불교적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면서도 인간적인 번뇌와 구도의 길을 성찰하는 수작입니다.
 
감독: 임권택
출연: 전무송(지산 스님 역), 안성기(법운 스님 역), 방희, 기정수 등
장르: 드라마, 종교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05분
 

김성동의 동명 소설을 원작, 1980년대 한국 영화의 수작 <만다라>.
김성동의 동명 소설을 원작, 1980년대 한국 영화의 수작 <만다라>.



* 줄거리
영화는 불도의 참된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정신적 방황을 계속하는 젊은 승려 법운(안성기 분)과, 속세에서 깨달음을 얻기 위해 파계(破戒)와 기행(奇行)을 일삼는 자유분방한 승려 지산(전무송 분)의 만남과 동행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6년간의 수행에도 불구하고 깨달음을 얻지 못해 괴로워하는 법운은, 우연히 술을 마시고 파계를 서슴지 않으면서도 깊은 법력(法力)을 가진 듯 보이는 지산을 만나게 됩니다. 법운은 세속의 모든 것을 끊고 정진하는 전통적인 구도의 길을 걷고자 하지만, 지산은 "부처는 불당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속세의 고통 속에서 오히려 깨달음을 찾으려 합니다.

서로 상반된 방식으로 구도의 길을 걷는 두 승려는 만행(萬行, 정처 없이 떠도는 수행)의 여정에서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며 고뇌와 깨달음의 순간을 공유합니다. 법운은 지산을 통해 형식적인 수행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깨달음의 경지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삶과 죽음, 윤회와 해탈의 의미에 대해 깊이 성찰합니다.

두 스님이 산중 암자에서 함께 지내는 동안, 법운은 지산의 기행 뒤에 숨겨진 치열한 구도열과 번뇌를 목격하며 진정한 깨달음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합니다. 결국 지산은 고독한 죽음을 맞이하고, 법운은 지산의 죽음 앞에서 비로소 일체(一切)의 본질을 깨달은 듯 홀로 다시 긴 만행의 길을 떠나며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이 작품은 수행자의 고뇌와 아름다운 영상미를 통해 동양적 사상과 인간 본연의 문제를 탐구합니다. 

https://www.mydaily.co.kr/page/view/2025102407300806821#_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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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구도 자체가 완료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고독하고 험난한 여정

 
한국영화 <만다라>는 구도(求道)의 길을 걷는 두 승려의 대비를 통해 인간의 본질적인 번뇌와 깨달음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영화의 주요 주제 4가지를 고민해 봤습니다.

1. 구도의 상반된 방식: 지관(止觀)과 만행(萬行)
영화는 수행 방식이 극단적으로 대조되는 두 승려, 법운과 지산을 통해 진정한 구도의 길이 무엇인지를 탐색합니다.

• 법운 스님: 전통적인 불교 교리에 충실하며 엄격한 계율과 정진(止觀)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려 합니다. 하지만 6년간의 수행에도 속세와의 인연, 특히 어머니에 대한 미련과 번뇌를 끊지 못해 끊임없이 고뇌합니다. 그의 구도는 내면의 번뇌를 제거하고 고요함에 이르고자 하는 '안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 지산 스님: 파계(破戒)와 기행(奇行)을 서슴지 않으며 술과 방랑(萬行)을 통해 구도를 실천합니다. 그는 "부처는 불당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외치며, 세속의 가장 밑바닥 고통 속에서 오히려 깨달음을 찾으려 합니다. 그의 방식은 번뇌와 세속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세상 속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이 두 인물의 대비는 형식적인 수행과 파격적인 실천 사이에서 진정한 진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질문하게 합니다.

2. 인간적 번뇌와 해탈의 경계
<만다라>는 승려의 이야기이지만, 그들의 번뇌는 곧 인간 보편의 고통을 대변합니다. 법운이 어머니에 대한 애증, 지산이 술과 여자를 가까이하는 것은 단순히 계율을 어기는 행위를 넘어, 인간이 본능적 욕망과 세속적 인연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영화는 이 번뇌를 부정하고 억압하는 대신, 그 번뇌를 통과하여(지산의 길), 혹은 그 번뇌의 실체를 인정하고 초월하여(법운의 깨달음) 비로소 해탈의 가능성을 모색합니다. 특히 법운이 지산의 다비(茶毘)를 통해 '병 속의 새'가 날아가는 환영을 보며 어머니에 대한 집착을 놓는 장면은, 인간적인 고통이야말로 깨달음의 근본 재료임을 시사합니다.

3. 속세와 피안(彼岸)의 합일
영화의 제목 '만다라(曼陀羅)'는 본래 진리를 상징하는 도형이지만, 여기서는 구도와 세속, 이상과 현실이 하나로 만나는 세계를 의미합니다. 지산은 파계를 통해 세속에 머물러 깨달음을 추구했고, 법운은 엄격한 수행을 거쳐 속세의 번뇌를 끊고자 했으나 결국 지산의 죽음과 어머니와의 화해를 통해 '세상 속으로 향하는 만행'을 선택합니다. 이는 진정한 깨달음은 피안의 이상향에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받는 중생들 속으로 돌아가 함께하는 입전수수(入廛垂手, 깨달음을 얻고 다시 속세로 돌아와 중생을 구제함)의 실천에 있음을 보여주는 핵심 주제입니다.

4. '길'의 미학과 여정의 상징
영화의 시작과 끝은 끝없이 펼쳐진 황량한 '길'의 이미지로 관통됩니다. 이는 곧 구도 자체가 완료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고독하고 험난한 여정임을 상징합니다. 두 승려가 함께 또는 홀로 걷는 길은 그들의 고단한 삶의 여정이며, 깨달음을 향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임권택 감독은 이 길을 한국적인 자연 풍경과 함께 담아내며, 인물의 내면과 고뇌를 한국의 산하(山河)에 투영하는 '길의 미학'을 완성합니다. 
 

■ '한국적인. 가장 한국적인' 임권택 감독 대표작 3편 돌아보기

 
1. <서편제> (1993)
<서편제>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 경력에 기념비적인 전환점을 마련해 준 작품이자,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서울 관객 100만 명을 돌파한 초대형 흥행작입니다. 소설가 이청준의 동명 연작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한국 전통 예술인 판소리를 주제로 삼아 당시 한국 사회에 전통문화에 대한 깊은 관심과 향수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영화는 1960년대 남도를 배경으로, 소리꾼인 아버지 유봉과 그의 의붓남매 송화, 동호의 기구한 삶의 여정을 따라갑니다. 유봉은 소리를 완성하기 위해 딸 송화의 눈을 멀게 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데, 이는 곧 한국인의 정서 깊숙이 자리한 '한(恨)'의 정수를 상징합니다. 앞을 못 보게 된 송화는 가슴에 맺힌 이 한을 서편제 가락으로 승화시키며 절창을 토해냅니다. 특히 세 사람이 청산도 돌담길을 따라 걸으며 '진도 아리랑'을 부르는 롱테이크 장면은 한국 영화의 미학을 대표하는 명장면으로 길이 남아있습니다. 이 작품은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임권택 감독의 위상을 확고히 했습니다.

2. <장군의 아들> (1990)
<장군의 아들>은 임권택 감독에게 1990년대 초 대중적인 성공과 흥행 파워를 안겨준 작품입니다. 침체기에 빠져 있던 한국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기록적인 흥행을 거두었고, 이후 시리즈로 이어지며 1990년대 초를 풍미했습니다.
이 영화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종로 거리를 무대로, 전설적인 주먹 김두한의 젊은 시절과 성장 과정을 그립니다. 고아 소년 김두한이 종로를 주름잡는 주먹패의 우두머리로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일제에 억압받던 식민지 조선의 서민들과 청년들이 겪어야 했던 시대적 아픔과 동시에 굴하지 않는 한국인의 강인한 생명력을 담아냅니다. 배우 박상민이 연기한 김두한의 카리스마와 역동적인 액션 장면이 젊은 관객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임권택 감독이 선보이는 특유의 시대 고증과 사실적인 미장센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대중적인 오락성과 감독의 작가적 시선이 잘 결합된 상업 영화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3. <취화선> (2002)
<취화선>은 임권택 감독에게 한국 영화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안겨주며 그의 예술 세계에 정점을 찍은 작품입니다. 이로써 임 감독은 명실상부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올랐으며, 국내에서도 대중적인 관심을 끌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영화는 조선 말기 천재 화가 오원(吾園) 장승업의 파란만장하고 고독했던 삶을 담아냅니다. '술에 취해 그림을 그리는 신선'이라는 제목처럼, 천민에 가까운 신분으로 태어나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독학으로 당대 최고의 화가가 된 장승업의 광기와 예술혼을 치밀하게 묘사합니다. 그는 술과 여자, 방랑 속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었으며, 시대와 타협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선 후기 회화의 독자적인 경지를 개척했습니다. 배우 최민식의 열연과 정일성 촬영감독이 구현한 한국 산하의 아름다움은 한 폭의 수묵화와 같은 영상미를 창조합니다. 이 작품은 장승업의 삶을 통해 예술가의 고독한 창조 과정과 한국적 미의 본질을 깊이 있게 탐구한 걸작으로 평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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