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란 결국 이해할 수 없음을 견디며 함께 걷는 관계! <걸어도 걸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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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족'이란 결국 이해할 수 없음을 견디며 함께 걷는 관계! <걸어도 걸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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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개요 및 줄거리: 은퇴한 의사인 아버지는 여전히 큰아들을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 작품 개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2008년 작 <걸어도 걸어도>는 상실과 그리움, 그리고 가족이라는 복잡한 굴레를 담담하고 섬세하게 그려낸 수작입니다.

이 영화는 감독의 자전적인 경험이 투영된 작품으로, 특별한 사건보다는 일상적인 대화와 풍경을 통해 가족의 이면을 들여다봅니다. 평단으로부터 "오즈 야스지로의 후계자"라는 찬사를 이끌어냈으며, 제2회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드 감독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제목은 극 중 삽입곡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의 가사에서 따왔습니다.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키키 키린, 아베 히로시, 나츠카와 유이, 하라다 요시오 등

장르: 가족,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14분

 

상실과 그리움, 그리고 가족이라는 복잡한 굴레를 담담하고 섬세하게 그려낸 수작 &lt;걸어도 걸어도&gt;.
상실과 그리움, 그리고 가족이라는 복잡한 굴레를 담담하고 섬세하게 그려낸 수작 <걸어도 걸어도>.

 

* 줄거리 

무더운 여름날, 요코야마 가족은 15년 전 물에 빠진 어린아이를 구하려다 세상을 떠난 장남 준페이의 기일을 맞아 고향 집으로 모입니다.

둘째 아들 료타는 실직 중인 자신의 처지와 재혼한 아내, 그리고 그녀의 아들을 데리고 부모님을 뵙는 것이 영 껄끄럽습니다. 은퇴한 의사인 아버지 쿄헤이는 여전히 큰아들을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료타에게 엄격하고 냉담합니다. 어머니 토시코는 겉으로는 다정하고 인자해 보이지만, 아들을 죽게 한 청년을 매년 기일에 초대해 죄책감을 상기시키는 서늘한 집착을 보이기도 합니다.

가족들은 함께 음식을 만들고 식사를 하며 평범한 대화를 나눕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서로를 향한 미묘한 원망, 기대, 그리고 채워지지 않는 결핍이 공존합니다. 료타는 아버지와 끝내 속 깊은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어머니가 원했던 축구 경기를 같이 보러 가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못한 채 다시 도심으로 향하는 버스에 오릅니다.

영화는 "언제나 조금씩 늦는다"는 료타의 독백처럼,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에야 뒤늦게 찾아오는 깨달음과 후회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 후회마저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묵묵히 걸어가는 가족의 뒷모습을 비추며 마무리됩니다.

 

* 특징 및 감상 포인트

• 음식의 미학: 옥수수튀김 등 정성 어린 요리 과정이 가족의 역사와 감정을 대변합니다.

• 일상의 서늘함: 다정함 속에 숨겨진 인간의 잔인함과 이기심을 날카롭게 포착합니다.

• 치유 없는 위로: 억지로 화해시키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거리를 보여주며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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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새로 태어나는 삶의 순환... '지속성'의 미학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걸어도 걸어도>는 자극적인 갈등 대신 일상의 수면 아래 흐르는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포착합니다. 이 영화가 관객에게 던지는 네 가지 핵심 주제를 살펴보았습니다.

 

1. 가족, 그 가깝고도 먼 평행선

이 영화는 가족을 무조건적인 사랑의 공동체로 미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 지붕 아래 모여 웃고 떠들면서도, 서로에게 가 닿지 못하는 심리적 거리감을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아버지와 아들은 대화 대신 침묵을 선택하고, 고부간의 대화에는 가시 돋친 탐색전이 오갑니다. 가장 가까운 사이이기에 생기는 기대가 어떻게 서로를 옥죄는 상처가 되는지를 현실적으로 보여주며, 가족이란 결국 '이해할 수 없음을 견디며 함께 걷는 관계'임을 역설합니다.

 

2. 상실이 남긴 서늘한 흔적과 집착

죽은 장남 '준페이'는 영화에 등장하지 않지만, 집안의 공기를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존재입니다. 어머니 '토시코'는 아들을 구하고 살아남은 청년을 매년 기일에 초대해 그의 불행을 확인하며 자신의 슬픔을 보상받으려 합니다. 이는 상실이 인간을 얼마나 잔인하고 서늘하게 만드는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영화는 슬픔이 시간이 흐른다고 깨끗이 씻겨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틈새에 앙금처럼 가라앉아 삶의 방식을 규정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3. "언제나 조금씩 늦는다", 타이밍의 비극

료타의 대사로 대변되는 이 주제는 인생의 근원적인 후회를 다룹니다. 부모가 살아계실 때는 귀찮게만 느껴졌던 부탁들이, 그들이 세상을 떠난 뒤에야 비로소 지키지 못한 약속이 되어 돌아옵니다. 효도나 화해처럼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일들은 늘 한 발자국씩 늦게 도착한다는 보편적인 진리를 통해,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삶과 관계를 돌아보게 만드는 강력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4. 반복되는 일상의 순환과 생명력

영화는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새로 태어나는 삶의 순환을 담담히 비춥니다. 부모님이 걷던 오르막길을 이제는 료타와 그의 가족이 걷고, 부모님이 했던 말을 료타가 자신의 아이에게 되풀이합니다. 비록 상처와 후회가 가득할지라도, 인생은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는 '지속성'의 미학을 보여줍니다. '걸어도 걸어도' 다다를 수 없는 완벽한 관계일지라도,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것 자체가 삶임을 긍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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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에 대한 사회적 시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대표작 3편 다시 보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수많은 명작 중, 감독 특유의 '가족'에 대한 통찰과 사회적 시선이 가장 잘 드러난 대표작 3개를 선정해 소개해 드립니다.

 

1. <아무도 모른다> (Nobody Knows, 2004)

도쿄의 한 아파트, 엄마가 떠난 뒤 남겨진 네 남매의 생존기를 다룬 실화 바탕의 영화입니다. 감독은 아이들의 비극을 자극적으로 연출하는 대신, 천진난만하게 일상을 살아내려는 아이들의 시선을 묵묵히 따라갑니다.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방치된 생명들의 고립을 담담하게 그려내며 관객에게 묵직한 죄책감과 질문을 던집니다. 주연을 맡은 야기라 유야는 당시 14세의 나이로 칸 영화제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감독이 다큐멘터리 연출가 출신임을 증명하듯, 극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삶을 엿보는 듯한 사실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수작입니다.

 

2.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Like Father, Like Son, 2013)

6년간 키운 아들이 병원에서 바뀐 남의 자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두 아버지를 통해 '부모란 무엇인가'를 묻는 작품입니다. 성공한 비즈니스맨으로서 혈연을 중시하던 '료타'가 자신과 전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상대 가족과 교류하며 진정한 아버지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합니다. "아버지는 아이와 보낸 시간으로 만들어진다"는 메시지는 피보다 진한 '시간과 기억'의 가치를 일깨워줍니다. 정갈한 영상미와 절제된 감정 표현이 압권이며,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대중적인 거장의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3. <어느 가족> (Shoplifters, 2018)

할머니의 연금과 좀도둑질로 살아가는 가난한 한 가족의 비밀을 다룬 영화로, 감독의 '가족 삼부작' 중 정점에 해당합니다. 혈연으로 맺어지지 않았음에도 서로를 보듬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정의'를 전복적으로 고찰합니다. 법적·사회적 잣대로는 범죄 집단일 수 있으나, 정서적으로는 그 누구보다 끈끈한 이들의 유대는 현대 사회의 파편화된 인간관계를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고레에다 감독이 평생 탐구해 온 '비혈연 공동체'에 대한 가장 따뜻하면서도 아픈 대답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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