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복수가 또 다른 복수를 낳고 그 끝에는 결국 허무함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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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드보이>, 복수가 또 다른 복수를 낳고 그 끝에는 결국 허무함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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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개요 및 줄거리: 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 갑자기 감금된 남자, 15년 후 풀려나는데...

 

* 작품 개요

영화 <올드보이(Oldboy)>는 2003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으로, 일본 만화가 츠치야 가론, 미네기시 노부아키의 동명 만화가 원작입니다. 2004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최민식, 유지태, 강혜정 등이 주연을 맡았으며, 독특하고 파격적인 연출과 시각적 충격,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깊이 파고드는 서사로 인해 한국 영화계에 큰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감독:박찬욱

출연: 최민식, 유지태, 강혜정, 김병옥, 오달수, 이승신, 윤진서, 유연석 등

장르: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20분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인 영화 올드보이.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인 영화 올드보이.

 

*  줄거리
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 갑자기 감금된 남자 오대수(최민식 분)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술에 취해 길거리에서 행패를 부리다 정체불명의 사내들에게 납치된 오대수는 15년간 사설 감옥에 갇혀 지냅니다. 감금 기간 동안 그는 오직 텔레비전을 통해 세상 소식을 접하며, 아내가 살해당하고 딸이 행방불명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감금의 이유를 알지 못한 채 복수를 다짐하던 오대수는, 15년이 되는 날 갑자기 풀려납니다.


자유의 몸이 된 오대수는 자신을 가둔 사람을 찾아 복수하기 위해 사력을 다합니다. 그는 우연히 만난 젊은 초밥 요리사 미도(강혜정 분)의 도움을 받으며 감금의 비밀을 추적해 나갑니다. 그러던 중 자신을 가둔 자가 이우진(유지태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와 팽팽한 두뇌 게임을 펼치게 됩니다. 이우진은 오대수에게 "왜 가뒀는가?"가 아닌 "왜 풀어주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그의 복수심을 조롱합니다.

 

복수 과정에서 오대수는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진실과 맞닥뜨리게 되며, 파멸적인 결말을 향해 치닫게 됩니다. 영화는 '누가 오대수를 가뒀는가?라는 미스터리뿐만 아니라, 복수의 끝에서 마주하게 되는 인간의 비극을 강렬하게 그려내며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 주제: "왜 가뒀는가?"가 아닌 "왜 풀어주었는가?"가 복수의 핵심

 

영화 <올드보이>는 단순히 복수극을 넘어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과 비극을 다루는 복합적인 주제 의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핵심 주제 4가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1) 복수와 파멸의 순환

영화의 가장 큰 줄기는 오대수의 복수와 이우진의 복수입니다. 오대수는 15년간의 감금이라는 끔찍한 고통에 대한 복수를 꿈꾸지만, 복수의 과정은 그를 파멸의 나락으로 이끌게 됩니다. 반면 이우진의 복수는 오대수가 과거에 저질렀던 사소한 잘못에서 비롯됩니다. 이우진의 복수는 단순한 물리적 복수가 아닌, 오대수의 정신과 영혼을 파괴하는 잔혹한 방식입니다. 영화는 이들의 복수가 결국 모두에게 파멸을 가져다주는 비극적 순환임을 보여줍니다. 복수가 또 다른 복수를 낳고, 그 끝에는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는 허무함만이 존재함을 강렬하게 역설합니다.


(2) 기억과 망각의 충돌

이 작품에서 기억은 복수의 씨앗이자 파멸의 열쇠입니다. 오대수는 감금의 이유를 기억하지 못하고, 이우진은 오대수의 기억을 되살려 파멸시키려 합니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에 드러나는 충격적인 진실은 기억과 망각의 중요성을 극대화합니다. 오대수는 자신의 죄를 망각했고, 이우진은 그 죄를 잊지 않고 복수했습니다. 결국 오대수는 진실을 마주한 후 자신의 기억을 지우려 합니다. 이는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고통스러운 진실을 외면하려는 본능적인 행위로, 기억이 한 인간의 정체성과 존재를 어떻게 뒤흔들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3) 인간의 오만과 통제 불가능성

오대수가 감금된 이유인 과거의 사소한 말 한마디는 인간의 오만이 얼마나 큰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이우진은 타인의 삶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조종하려 했지만, 결국 복수라는 자신의 욕망에 갇힌 채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합니다. 이우진이 오대수에게 던지는 "오대수 씨는 왜 갇혔을까?"라는 질문은 결국 자신이 통제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오만함의 표현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삶과 운명은 타인이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으며, 모든 것을 계획했던 이우진조차 자신의 통제력을 상실하고 무너지는 결말을 맞게 됩니다.

 

(4) 존재의 의미와 구원의 부재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결핍과 고통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상실해갑니다. 오대수는 15년간의 감금으로 인해 가족과 사회적 존재를 잃었고, 이우진은 첫사랑을 잃은 상실감에 사로잡혀 복수심으로만 존재합니다. 이들에게는 어떤 구원의 가능성도 제시되지 않습니다. 미도와의 사랑은 오대수의 유일한 구원이 될 수 있었지만, 이마저도 비극적 운명의 덫에 불과했음이 드러납니다. 영화는 구원과 용서 대신, 끝없는 고통과 파멸 속에서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존재의 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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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 감독상'에 빛나는 박찬욱 감독 그 외 히트작 3편 강추

 

(1) <공동경비구역 JSA (2000)>
박찬욱 감독의 상업적 성공과 비평적 호평을 동시에 이끌어낸 대표작입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벌어진 북한군 병사 살해 사건을 둘러싸고 남북한 병사들의 우정과 비극을 그렸습니다. 스위스인 소령 소피(이영애 분)가 중립국 감독위원회의 책임수사관으로 파견되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면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서스펜스 넘치는 미스터리 구조 속에서, 남북 병사들이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우정을 나누는 과정은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 영화는 분단이라는 비극적 현실 속에서 피어난 인간적 연대를 섬세하게 그리며, 남북문제를 다룬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송강호, 이병헌, 신하균 등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2) <친절한 금자씨 (2005)>
복수 3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으로, 13년 만에 출소한 금자(이영애 분)가 자신을 감옥으로 보낸 백 선생(최민식 분)에게 복수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금자는 '친절한'이라는 수식어와는 전혀 다른 섬뜩한 복수 계획을 치밀하게 실행해 나갑니다. 영화는 금자가 복수를 위해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그녀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보여줍니다. 특히, 피해자 가족들이 모여 백 선생에게 직접적인 복수를 감행하는 장면은 복수라는 행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영상미와 독특한 미장센, 그리고 이영애 배우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이 인상적인 작품으로, 복수의 윤리적 딜레마를 심도 있게 다뤘습니다.


(3) <헤어질 결심 (2022)>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며 박찬욱 감독의 건재함을 증명한 작품입니다.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에게 의심과 동시에 묘한 감정을 느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기존 박찬욱 감독의 작품과는 달리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장면이 거의 없이, 섬세한 감정선과 미묘한 심리 묘사에 집중합니다. '미결(未決)'과 '결심(決心)' 사이를 오가는 두 주인공의 관계를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의 복잡성과 모호함을 탁월하게 그려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과 첨단 기술을 활용한 감각적인 연출과 대사를 통해 서스펜스와 로맨스를 결합한 독특한 장르적 매력을 선보이며 관객과 평단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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