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넘어, 상대를 자신과 동일시하며 소유하려는 뒤틀린 열망 <폭풍의 언덕>
본문 바로가기

영화

사랑을 넘어, 상대를 자신과 동일시하며 소유하려는 뒤틀린 열망 <폭풍의 언덕>

728x90
반응형
SMALL

■ 작품 개요 및 줄거리: 에밀리 브론테 동명 고전을 파격적이고 감각적인 시선으로 재해석한 작품

 

* 작품 개요

에머랄드 펜넬 감독이 연출을 맡은 영화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은 에밀리 브론테의 동명 고전을 파격적이고 감각적인 시선으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프라미싱 영 우먼>과 <솔트번>을 통해 특유의 발칙한 미장센과 인간의 뒤틀린 욕망을 그려냈던 펜넬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원작의 음산한 고딕 로맨스에 현대적이고 도발적인 색채를 입혔습니다.

특히 이번 영화는 영화계의 핫한 아이콘인 제이콥 엘로디(히스클리프 역)와 마고 로비(캐서린 언쇼 역)가 주연을 맡아 제작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감독: 에머랄드 펜넬

출연: 제이콥 엘로디, 마고 로비

장르: 멜로/로맨스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36분

 

로맨스 영화의 틀을 깨고 관객에게 심리적 공포와 기묘한 아름다움을 동시에 전달한 영화 &lt;폭풍의 언덕&gt;.
로맨스 영화의 틀을 깨고 관객에게 심리적 공포와 기묘한 아름다움을 동시에 전달한 영화 <폭풍의 언덕>.

 

* 주요 줄거리

영화는 잉글랜드 요크셔의 황량한 벌판에 위치한 저택 '워더링 하이츠'를 배경으로 시작됩니다. 저택의 주인 언쇼가 데려온 유색인종 고아 소년 히스클리프는 언쇼의 딸 캐서린과 운명적인 교감을 나누며 성장합니다. 그러나 언쇼가 죽고 난 후, 캐서린의 오빠 힌들리의 학대가 시작되면서 히스클리프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히스클리프를 깊이 사랑했음에도 불구하고, 신분 상승과 안락함을 위해 이웃 저택의 신사 에드거 린튼과 결혼하기로 한 그녀의 결정을 알게 된 히스클리프는 배신감에 휩싸여 종적을 감춥니다. 몇 년 후, 막대한 부를 쌓고 신사가 되어 돌아온 히스클리프는 자신을 멸시했던 이들과 캐서린을 향해 처절하고 치밀한 복수를 시작합니다.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사랑이 집착과 증오로 변질되어 가는 과정과 대를 이어 이어지는 비극적인 파멸을 에머랄드 펜넬 특유의 심리적 긴장감과 탐미적인 영상미로 풀어냅니다. 두 주인공의 파괴적인 열정과 황량한 자연풍광이 대비되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전율을 선사합니다.

 

728x90

 

■ 주제: 인간 내면에 도사린 원초적인 본능과 사회적 규범 사이의 충돌, 시각적으로 극대화

 

에머랄드 펜넬 감독의 <폭풍의 언덕>은 원작의 고전적인 비극을 현대적인 감각과 심리적 날카로움으로 해부한 작품입니다. 펜넬 감독은 전작들에서 보여주었던 특유의 '전복적인 시선'을 통해, 단순히 슬픈 사랑 이야기가 아닌 인간 본성의 어두운 구석을 파고듭니다. 이 영화를 관통하는 네 가지 핵심 주제를 고민해 봤습니다.

 

1. 파괴적인 열망과 소유욕

이 작품의 사랑은 아름답기보다 치명적입니다.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관계는 서로를 보완하는 사랑을 넘어, 상대를 자신과 동일시하며 소유하려는 뒤틀린 열망으로 표현됩니다. "내가 곧 히스클리프"라는 캐서린의 고백은 펜넬의 카메라를 통해 낭만적인 선언이 아닌, 서로를 파멸로 이끄는 중독적인 집착으로 재해석됩니다.

 

2. 계급적 소외와 복수의 순환

신분 사회의 벽에 부딪혀 '이방인'으로 남아야 했던 히스클리프의 분노는 영화의 가장 큰 추진력입니다. 학대받던 고아 소년이 자본을 무기로 돌아와 가해자들에게 행하는 복수는 정당성을 넘어 잔혹한 쾌감을 선사합니다. 그러나 그 복수가 결국 자신과 다음 세대까지 좀먹는 과정을 보여주며, 폭력의 대물림에 대한 서늘한 통찰을 제시합니다.

 

3. 문명과 야생의 대립

에드거 린튼이 상징하는 '스러시크로스 저택(문명/안정)'과 히스클리프가 상징하는 '워더링 하이츠(야생/혼돈)'의 대비는 극명합니다. 캐서린이 안락한 문명을 선택함으로써 촉발되는 갈등은, 인간 내면에 도사린 원초적인 본능과 사회적 규범 사이의 충돌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하여 보여줍니다.

 

4. 죽음을 초월한 고딕적 공포

펜넬 감독은 원작 특유의 고딕 호러 요소를 적극 차용합니다. 죽어서도 안식에 들지 못하고 황무지를 떠도는 망령의 존재는, 육체가 사라져도 끝나지 않는 지독한 사랑의 저주를 상징합니다. 이는 로맨스 영화의 틀을 깨고 관객에게 심리적 공포와 기묘한 아름다움을 동시에 전달하는 장치가 됩니다.

 

에머랄드 펜넬의 필모그래피를 고려할 때, 이번 <폭풍의 언덕>은 원작보다 훨씬 도발적이고 탐미적인 비주얼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반응형

 

■ 다른 감독이 만든 <폭풍의 언덕> 3편 비교하기

 

에밀리 브론테의 원작은 시대를 초월한 매력 덕분에 수차례 영화화되었습니다. 그중 가장 대조적인 매력을 가진 세 작품을 소개합니다.

 

1. 윌리엄 와일러 감독 (1939)

고전적 로맨스의 정수로 불리는 작품입니다. 전설적인 배우 로렌스 올리비에가 히스클리프를 맡아 고독하고 매혹적인 남성상을 완성했습니다. 할리우드 황금기의 전형적인 스타일로, 원작의 기괴한 공포나 복수극의 하반부보다는 두 주인공의 비극적인 사랑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흑백 화면이 주는 탐미적인 조명과 안개 자욱한 황무지의 분위기가 일품이며, 원작의 거친 야성미를 우아하고 격조 높은 멜로드라마로 승화시켰다는 평을 받습니다.

 

2. 안드레아 아널드 감독 (2011)

가장 파격적이고 감각적인 재해석으로 꼽힙니다. 대사를 최소화하고 바람 소리, 거친 숨소리, 진흙과 풀벌레 같은 자연의 질감을 극대화한 '피지컬 로맨스'입니다. 특히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배우(제임스 하우 슨)를 히스클리프 역에 캐스팅하여 그가 겪었을 인종차별과 소외감을 시각화했습니다. 거친 핸드헬드 촬영 기법을 통해 고전의 품격보다는 날것 그대로의 야성성과 계급적 분노를 생생하게 묘사해 평단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3. 피터 코스민스키 감독 (1992)

원작 소설의 방대한 서사를 가장 충실하게 담아낸 버전입니다. 랄프 파인즈가 광기 어린 히스클리프를, 줄리엣 비노쉬가 캐서린을 연기했습니다. 다른 영화들이 주로 1세대(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사랑에서 멈추는 것과 달리, 이 작품은 그들의 자녀 세대까지 이어지는 복수의 대물림과 용서를 모두 다룹니다. 특히 랄프 파인즈의 서늘한 눈빛은 집착에 사로잡힌 히스클리프 그 자체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원작의 고딕적인 분위기를 잘 살렸습니다.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