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 개요 및 줄거리: 영화감독 함춘수와 화가 윤희정이 수원에서 보내는 어느 하루
* 작품 개요
홍상수 감독의 17번째 장편 영화 <지금은 맞고그때는 틀리다>(Right Now, Wrong Then, 2015)는 제68회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표범상과 남우주연상(정재영)을 수상하며 평단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영화는 영화감독 함춘수와 화가 윤희정이 수원에서 보내는 어느 하루를 1부와 2부로 나누어 보여줍니다. 동일한 공간과 시간 속에서 두 인물이 주고받는 미세한 말과 태도의 차이가 어떻게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는지를 다룬 구조적 변주극입니다.
감독: 홍상수
출연: 정재영, 김민희, 윤여정, 기주봉 등
장르: 드라마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21분

* 줄거리
실수로 하루 일찍 수원에 내려온 영화감독 함춘수(정재영)는 화성행궁에서 우연히 화가 윤희정(김민희)을 만납니다. 춘수는 희정의 작업실 구경을 거쳐 횟집에서 술을 나누며 호감을 쌓아갑니다.
1부 '그때는맞고지금은틀리다': 춘수는 희정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가식과 감언이설을 늘어놓습니다. 하지만 저녁 지인 모임에서 그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희정은 큰 실망감을 느끼고, 어색한 냉기 속에 하루가 실패로 끝납니다.
2부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동일한 상황이 다르게 전개됩니다. 춘수는 그림에 대해 솔직하게 평하고, 횟집에서 자신이 유부남이라는 사실과 솔직한 감정을 울며 고백합니다. 춘수의 솔직하고 인간적인 모습에 희정은 마음을 열고, 비록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일지라도 서로에게 깊은 여운과 따뜻한 호감을 남긴 채 이별합니다.
■ 주제: 인간의 관계와 삶에서 '절대적인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
홍상수 감독의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는 동일한 인물과 상황 속에서 미세한 언어와 태도의 차이가 가져오는 관계의 변주를 그린 작품입니다. 이 영화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 네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말과 태도의 미세한 차이가 만드는 결과
영화는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같은 대화와 행동을 조금씩 다르게 변주합니다. 1부에서 춘수는 희정의 기분을 맞추려 과장된 칭찬을 건네지만 불쾌한 결과를 낳고, 2부에서는 솔직한 평가와 언행을 보여주며 진정한 교감을 이끌어냅니다. 작은 말 한마디, 순간의 태도가 타인과의 관계 방향을 완전히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2) 가식 대 솔직함 (진정성)
1부의 춘수는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세련된 영화감독으로 자신을 포장하려다 결국 희정에게 실망을 안깁니다. 반면 2부의 춘수는 희정의 그림을 날카롭게 비평하면서도 자신의 솔직한 감정과 유부남이라는 한계를 속임수 없이 고백합니다.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낼 때 비로소 타인과 깊은 인간적 유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을 대조합니다.
3) 시간과 관점에 따라 변화하는 '맞고 틀림'의 가치
제목이 암시하듯 상황에 따라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판단은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똑같은 대화와 행동이라도 당시의 맥락, 상대방의 기분, 진심의 유무에 따라 순간의 가치 판단이 뒤집힙니다. 영화는 인간의 관계와 삶에서 '절대적인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4) 일상의 우연과 소통의 불완전성
하루 일찍 도착한 수원, 화성행궁에서의 우연한 만남처럼 일상은 뜻밖의 계기로 채워집니다. 하지만 언어는 인간의 진심을 완벽히 전달하지 못하고 자주 오해를 낳습니다. 영화는 이러한 소통의 불완전함 속에서도 서로를 알아가고자 하는 서툴지만 진실한 노력이 가진 가치를 차분하게 조명합니다.
■ 배우 정재영 대표작 세 편 다시 보기
1. <실미도> (Silmido, 2003)
강우석 감독의 영화로,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로 전국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정재영은 684부대 제1조 장 한상필 역을 맡아 거칠고 냉혹하지만 대원들에 대한 깊은 유대감을 지닌 인물을 완벽히 연기했습니다. 사형수 출신의 교육대원으로서 겪는 극한의 훈련 과정과 국가로부터 버림받은 절망감, 그리고 마지막 버스 총격전까지 폭발적인 감정선과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선보였습니다. 이전까지 주로 연극 무대와 조연으로 활약하던 정재영이라는 배우의 이름을 대중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킨 연기 인생의 결정적 전환점이 된 대표작입니다.
2. <웰컴 투 동막골> (Welcome to Dongmakgol, 2005)
6·25 전쟁을 배경으로 세상과 단절된 원시 마을 동막골에 남북한 군인들과 미군이 모여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정재영은 인민군 중대장 리수화 역을 맡아 강렬한 카리스마와 그 뒤에 숨겨진 인간적인 따뜻함을 섬세하게 입체적으로 풀어냈습니다. 날카로운 경계심을 세우던 군인에서 마을 사람들의 순수함에 감화되어 아이들을 보호하고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인물의 변화를 절절하게 연기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약 8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흥행 주연 배우로 단단히 자리매김했습니다.
3. <이끼> (Moss, 2010)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강우석 감독의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입니다. 정재영은 폐쇄적인 시골 마을의 절대 권력자이자 비밀을 쥔 이장 천용덕 역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감행했습니다. 30대 후반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삭발과 혹독한 분장을 통해 70대 노인의 외형을 완벽히 재현해 냈으며, 기이하고 압도적인 아우라로 극 전체의 긴장감을 견인했습니다. 특유의 날카로운 눈빛과 묵직한 대사 전달력으로 정재영이 가진 폭넓은 스펙트럼과 연기적 집념을 증명해 보인 작품으로, 그해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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