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에서 시민으로, 지배자에서 피지배자로... 영화 <마지막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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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황제에서 시민으로, 지배자에서 피지배자로... 영화 <마지막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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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개요: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등 9개 부문 수상한  '명품' 역사 드라마

 

* 작품 개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1987년작 <마지막 황제(The Last Emperor)>는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인 푸이의 파란만장한 삶을 장대한 스케일로 그린 서사 영화입니다. 중국 역사상 최초로 자금성 내부 촬영을 허가받아 화려하고 압도적인 영상미를 자랑하며, 동서양의 문화가 충돌하는 격동의 시대를 한 인물의 궤적을 통해 생생하게 담아냈습니다. 존 론, 조안 첸, 피터 오툴 등 다국적 배우들의 열연과 류이치 사카모토의 웅장하고 섬세한 음악은 영화의 감동을 더합니다. 이 작품은 1988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촬영상, 편집상, 미술상, 의상상, 음향효과상, 음악상까지 9개 부문을 석권하며 영화사 걸작으로 인정받았습니다.

감독: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출연: 존 론 , 조안 첸, 피터 오툴 등

장르: 드라마, 서사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62분

 

영화 마지막 황제 포스터.
영화 마지막 황제 포스터.

 

* 줄거리

영화는 1950년, 만주국 황제였던 푸이가 소련군의 포로로 잡혀 중국으로 송환되는 기차 안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감옥에서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영화는 어린 시절 푸이의 모습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08년, 서태후의 결정으로 세 살의 어린 나이에 황위에 오른 푸이는 자금성이라는 거대한 새장 속에서 세상과 단절된 채 황제로서의 삶을 시작합니다. 수많은 궁녀와 내시들의 보살핌 속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지만, 진정한 자유와는 거리가 먼 고립된 존재입니다. 1911년 신해혁명으로 청나라가 멸망하고 중화민국이 수립되지만, 푸이는 여전히 자금성 안에서 황제라는 허울뿐인 존재로 남습니다.


소년으로 성장한 푸이는 서양 문물에 관심을 갖게 되고, 영국인 가정교사 존스턴을 통해 바깥세상을 동경하게 됩니다. 그는 황후 완룽과 후궁 문수와 결혼하지만, 시대의 격변 속에서 그들의 관계는 점차 소원해져 갑니다. 1924년 군벌의 쿠데타로 자금성에서 쫓겨난 푸이는 일본의 도움을 받아 만주국의 황제로 다시 옹립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일본의 꼭두각시에 불과한 허수아비 황제였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만주국은 붕괴하고 푸이는 소련군에 체포되어 포로 생활을 합니다. 이후 중국으로 송환된 그는 전범으로서 사상 교육을 받고 평범한 시민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문화 대혁명 시기에는 과거 황제였다는 사실 때문에 고초를 겪기도 하지만, 결국 그는 격동의 역사를 살아남아 자금성을 다시 찾아 과거를 회상하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마지막 황제>는 한 개인의 비극적인 삶을 통해 중국 근대사의 굴곡을 깊이 있게 조명하는 감동적인 대작입니다.

 

■ 주제: 푸이 개인의 정체성 혼란과 몰락해 가는 청나라와 격변하는 중국 근대사 조명

 

(1) 개인의 무력함과 역사의 소용돌이

영화는 푸이의 삶을 통해 개인이 역사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 보여줍니다. 푸이는 황제라는 막강한 권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시대의 변화와 정치적 상황에 휩쓸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파란만장한 삶을 살게 됩니다. 신해혁명, 일본의 침략, 국공내전 등 중국 근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은 푸이 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그는 그 소용돌이 속에서 끊임없이 표류합니다. 영화는 개인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역사의 힘을 강조하며, 그 속에서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을 묵직하게 그려냅니다.


(2) 정체성의 혼란과 자아 찾기

푸이는 황제에서 평범한 시민으로, 지배자에서 피지배자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겪습니다. 그는 과연 누구인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끊임없이 질문하며 자아를 찾아 헤매죠. 자금성이라는 격리된 공간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그는 세상과 단절된 채 황제로서의 역할만을 강요받고, 이는 그의 정체성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격변하는 시대 속에서 그는 새로운 가치관과 사회에 적응하려 애쓰지만,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초라함 사이에서 방황하며 괴리감을 느낍니다. 영화는 한 인간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정체성의 갈등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3) 격리된 삶과 자유에 대한 갈망

영화에서 자금성은 푸이의 격리된 삶을 상징하는 중요한 공간입니다. 어린 나이에 황제가 된 그는 자금성이라는 거대한 궁궐에 갇혀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성장하죠. 그곳은 그에게 화려한 권력과 풍요로운 삶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그를 세상으로부터 고립시키는 감옥과도 같은 공간입니다. 푸이는 자금성 안에서 무료한 나날을 보내며 진정한 자유를 갈망하고, 이는 그가 끊임없이 외부 세계를 동경하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영화는 격리된 삶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과 자유에 대한 갈망을 강렬하게 보여주며, 푸이의 비극적인 운명을 더욱 안타깝게 만듭니다.


(4) 몰락한 제국과 변화하는 시대

<마지막 황제>는 푸이 개인의 이야기와 함께 몰락해 가는 청나라와 격변하는 중국 근대사의 모습을 담아냅니다. 영화는 봉건 제도가 무너지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는 격동의 시기를 배경으로,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한 제국이 어떻게 몰락해 가는지 생생하게 묘사하죠. 푸이의 삶은 이러한 시대적 변화와 맞물려 더욱 극적으로 펼쳐집니다. 그는 몰락한 제국의 마지막 황제로서 과거의 영광을 짊어진 채 새로운 시대에 적응해야 하는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합니다. 영화는 한 인물의 삶을 통해 시대의 변화와 제국의 흥망성쇠를 웅장하게 그려내며, 역사 속에서 개인의 존재 의미를

 

■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 히트작 3편

 

(1) <순응자>(Il conformista, 1970)
조르조 모라비아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순응자>는 파시즘에 순응하려는 한 남자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한 심리 드라마입니다. 주인공 마르첼로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때문에 '정상적인' 삶에 집착하며 파시스트가 되기로 결심하고, 정략결혼을 통해 사회에 편입하려 합니다. 그는 파시즘에 저항하는 옛 스승을 암살하는 임무를 맡게 되면서 자신의 신념과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죠.
이 영화는 비토리오 스토라로의 강렬한 촬영과 장루이 트랭티냥의 절제된 연기로 유명합니다. 건축물을 활용한 미장센과 빛과 그림자의 대비는 주인공의 불안한 내면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며, 파시즘의 어두운 면과 개인의 나약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순응자>는 정치적 메시지와 심리 묘사를 결합한 베르톨루치의 초기 걸작으로, 영화 역사에 길이 남을 스타일리시한 작품입니다.


(2)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Ultimo tango a Parigi, 1972)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는 말론 브란도와 마리아 슈나이더의 파격적인 연기로 화제를 모은 문제작입니다. 아내의 자살로 절망에 빠진 중년 남성 폴은 젊은 여인 잔느와 우연히 만나 낯선 공간에서 격렬한 육체적 관계를 탐닉합니다. 그들은 서로의 이름도 묻지 않은 채 오로지 육체적인 욕망에만 몰두하며 파괴적이고 강렬한 관계를 이어가죠.
이 영화는 성과 죽음, 고독과 절망 등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을 대담하게 묘사하며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말론 브란도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와 마리아 슈나이더의 순수한 열연은 관능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며 관객을 압도합니다. 베르톨루치는 탱고의 열정적인 리듬과 파리의 황량한 풍경을 배경으로, 인간의 가장 깊숙한 욕망과 상처를 탐구하는 도발적인 영화를 완성했습니다.


(3) <몽상가들>(The Dreamers, 2003)
<몽상가들>은 1968년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세 젊은이의 사랑과 방황을 그린 성장 영화입니다. 미국인 유학생 매튜는 시네마테크에서 쌍둥이 남매 이사벨과 테오를 만나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세 사람은 68 혁명의 혼란 속에서 예술과 영화, 사랑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며 쾌락과 일탈에 빠져들죠.
이 영화는 에바 그린, 마이클 피트, 루이 가렐의 매혹적인 연기와 감각적인 영상미로 젊은 세대의 욕망과 불안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베르톨루치는 누벨바그 영화에 대한 오마주와 에로틱한 분위기를 통해 68혁명이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젊은이들이 겪는 혼란과 성장을 감각적으로 담아냈습니다. <몽상가들>은 베르톨루치 특유의 아름다운 영상과 도발적인 스토리텔링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젊음의 열정과 시대의 변화를 강렬하게 묘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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