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뉴먼과 리즈 테일러의 만남!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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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폴 뉴먼과 리즈 테일러의 만남!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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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개요 및 줄거리: 암으로 죽음이 임박한 아버지는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모른 채...

 

* 작품 개요

1958년에 개봉한 미국 영화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Cat on a Hot Tin Roof)는 리처드 브룩스 감독이 연출했으며, 테네시 윌리엄스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합니다. 테네시 윌리엄스의 작품이 늘 그러하듯, 이 영화 역시 인간 내면의 욕망, 위선, 좌절, 그리고 진실을 향한 갈망을 날카롭게 파고듭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주제들을 다루며 큰 반향을 일으켰고, 주연을 맡은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폴 뉴먼의 압도적인 연기력으로도 큰 찬사를 받았습니다. 특히 성적 억압과 알코올 중독, 죽음과 유산 문제 등 민감한 소재들을 깊이 있게 다루면서,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가족의 뒤틀린 이면을 폭로합니다.

감독: 리처드 브룩스

출연: 엘리자베스 테일러, 폴 뉴먼, 벌 아이브스, 잭 칼슨, 주디스 앤더슨, 마들린 셔우드 등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8분

 

영화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포스터.
영화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포스터.

 

 

* 줄거리
영화의 배경은 미국 남부의 대농장 주인인 '빅 대디'(빅 아이브스 분)의 65번째 생일 파티가 열리는 날입니다. 암으로 죽음이 임박한 빅 대디는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모른 채, 대규모 농장과 막대한 재산을 물려줄 후계자를 결정해야 합니다. 그의 두 아들, 브릭(폴 뉴먼 분)과 구퍼(잭 카슨 분) 형제, 그리고 그들의 아내들은 각자의 욕망과 비밀을 숨긴 채 한자리에 모입니다.


주인공은 빅 대디의 둘째 아들 브릭과 그의 아내 매기(엘리자베스 테일러 분)입니다. 과거 미식축구 스타였던 브릭은 절친한 친구의 죽음 이후 극심한 죄책감과 슬픔에 빠져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며, 매기와의 관계도 소원합니다. 매기는 남편의  사랑을 갈구하지만, 브릭은 그녀를 외면하고 술에만 의지합니다. 이들의 관계는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처럼 위태롭고 불안정하며, 서로에게 솔직해지지 못한 채 고통받습니다. 매기는 남편의 무관심 속에서도 빅 대디의 유산을 차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며, 브릭에게 아이를 가질 것을 끊임없이 종용합니다.


반면, 맏아들 구퍼와 그의 아내 메이(주디스 앤더슨 분)는 이미 다섯 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자신들이 빅 대디의 유산을  물려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확신합니다. 그들은 노골적으로 빅 대디에게 아첨하고, 브릭의 나약함을 비난하며 유산을 차지하려 합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빅 대디와 브릭이 진실을 마주하는 장면입니다. 브릭은 자신의 죽음을 부정하는 아버지에게 그의 병이 심각하며 죽음이 임박했음을 냉정하게 말합니다. 이 과정에서 브릭은 자신이 친구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과 아버지와의 복잡한 관계 속에서 고통받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빅 대디 역시 아들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지난 삶과 욕망을 돌아보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매기는 브릭에게 자신들이 아이를 가졌다고 거짓말을 하며, 이 거짓말을 통해 브릭의 관심을 얻고 둘의 관계가  회복될 실마리를 찾으려 합니다. 영화는 가족 내에서 벌어지는 심리적 갈등, 숨겨진 진실, 그리고 사랑과 욕망의 복잡한 층위를 치밀하게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가족이라는 이름 뒤에 감춰진 인간 본연의 모습을 돌아보게 합니다.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진실을 향한 갈망과 사랑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 주제: 가족 간의 불통, 위선... 억압된 욕망과 성적 좌절...

 

1958년작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는 테네시 윌리엄스 희곡의 영화화답게, 남부의 한 부유한 가정에서 벌어지는  표면적인 갈등 너머에 복잡하고 어두운 인간 본성을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이 영화는 크게 네 가지 핵심 주제를 통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벌어지는 욕망, 위선, 그리고 고통을 드러냅니다.


1. 위선과 거짓 
영화 전반에 걸쳐 가족 구성원들은 서로에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끊임없이 거짓말을 합니다. 가장 큰 거짓말은 빅 대디의 암 선고를 숨기는 것입니다. 가족들은 빅 대디에게는 그저 소화 불량일 뿐이라고 말하며, 그의 임박한 죽음을 외면합니다. 이는 재산 상속 문제와 직결된 이기적인 계산에서 비롯된 위선입니다. 또한, 브릭은 자신의 성적 혼란과 죄책감을 알코올 중독 뒤에 숨기려 하고, 매기는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감추려 합니다. 쿠퍼와 메이 부부는 빅 대디에게 아첨하고 브릭을 깎아내리며 자신들이 유산을 물려받을 자격이 있다고 끊임없이 주장합니다. 이러한 거짓과 위선은 가족 간의 진정한 소통을 가로막고, 이들을 '뜨거운 양철 지붕 위'처럼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상태에 머물게 합니다.


2. 억압된 욕망과 성적 좌절 
테네시 윌리엄스 작품의 특징인 성적 억압과 좌절은 이 영화의 핵심 주제 중 하나입니다. 매기는 남편 브릭의 사랑과 육체적 관계를 갈망하지만, 브릭은 그녀를 지속적으로 거부합니다. 브릭의 이러한 거부는 친구 스킵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복잡한 감정(당시에는 동성애적 암시로 해석되었으나 영화에서는 완화됨)과 죄책감, 그리고 매기를 향한 알 수 없는 냉담함에서 기인합니다. 매기는 남편에게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하려 하지만, 브릭의 냉담함은 그녀에게 큰 좌절감을 안겨줍니다. 이러한 억압된 성적 욕망과 그로 인한 좌절은 두 사람의 관계를 병들게 하고, 서로에게 솔직해지지 못하게 만드는 주된 원인이 됩니다.


3. 죽음과 유산, 그리고 탐욕 
빅 대디의 임박한 죽음은 가족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을 폭발시키는 기폭제가 됩니다. 그의 죽음은 단순히 한 개인의 소멸이  아니라, 막대한 재산과 농장의 소유권이 넘어가는 상속의 문제입니다. 구퍼와 메이 부부는 노골적으로 유산에 대한 탐욕을 드러내며 브릭 부부를 압박합니다. 이들은 빅 대디가 죽기를 기다리면서도 겉으로는 그의 건강을 걱정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이러한 탐욕은 가족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과 물질 만능주의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죽음을 앞둔 빅 대디조차도 마지막까지 유산 문제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4. 진실과 소통의 부재 
이 영화의 비극은 인물들이 서로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고, 솔직한 소통을 거부하는 데서 심화됩니다. 브릭은 자신의 고통스러운 진실을 술로 외면하고, 매기는 자신의 욕망을 표현하는 데 서투릅니다. 빅 대디는 자신이 가족들에게 진실을 강요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자신에게 닥친 죽음의 진실은 외면당합니다. 영화의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는 빅 대디와 브릭이 밤늦게 대화를 나누며 서로에게 쌓였던 감정과 진실을 터놓는 장면입니다. 비록 이 대화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잠시나마 진실이 오고 가는 유일한 순간이며, 소통의 부재가 가족을 얼마나 병들게 하는지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결국 이들의 고통은 진실을 직시하고 소통하려는 용기가 부족한 데서 비롯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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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기의 미녀' 엘리자베스 테일러 대표작 3편 돌아보기

 

1. <자이언트(Giant, 1956)>
조지 스티븐스 감독의 <자이언트>는 에드나 페버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대서사 드라마로, 미국 텍사스 유전 개발 시기를 배경으로 한 가족의 3대에 걸친 삶을 그립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동부 출신으로 텍사스 목장 주인의 아내이자 진취적인 여성인 레슬리 베네딕트 역을 맡아 강인하면서도 섬세한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그녀는 보수적인 텍사스 사회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인종차별에 맞서는 등 시대를 앞서가는 여성상을 구현해 냈습니다. 록 허드슨, 제임스 딘과 함께 출연하여 뛰어난 연기 앙상블을 보여주며, 광활한 텍사스의 풍경과 함께 변화하는 시대상, 인간의 욕망과 갈등을 장대한 스케일로 담아낸 명작입니다.


2. <클레오파트라(Cleopatra, 1963)>
조셉 L. 맨키위츠 감독의 <클레오파트라>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상징과도 같은 영화이자, 당시 최고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 영화였습니다. 그녀는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 역을 맡아 매혹적인 카리스마와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줄리어스 시저(렉스 해리슨 분)와 마크 안토니(리처드 버튼 분) 사이를 오가며 권력과 사랑을 쟁취하려는 클레오파트라의 복합적인 내면을 완벽하게 소화해냈습니다. 화려한 의상과 세트, 대규모 전투 장면 등 시각적인 볼거리가 풍부하며,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이 영화를 통해 당대 최고의 스타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테일러의 상징적인 연기와 영화사적 의미로 인해 여전히 회자되는 작품입니다.


3.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Who's Afraid of Virginia Woolf?, 1966)>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는 에드워드 올비의 동명 희곡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엘리자베스 테일러에게 두 번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걸작입니다. 테일러는 알코올 중독에 빠진 히스테리컬한 중년 여성 마사 역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였습니다. 남편 조지(리처드 버튼 분)와 서로에게 독설을 퍼붓고, 끊임없이 정신적인 게임을 벌이는 부부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습니다. 흑백 화면이 인물들의 어두운 내면과 극의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키며, 숨 막히는 대화와 심리 묘사는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테일러는 이 영화를 통해 아름다움에 가려졌던 뛰어난 연기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며, 배우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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