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엔딩을 완전히 뒤집는 결말, SF 스릴러 <캐빈 인 더 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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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피 엔딩을 완전히 뒤집는 결말, SF 스릴러 <캐빈 인 더 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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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개요 및 줄거리: 다섯 명의 대학생, 외딴 숲 속 오두막으로 주말여행을 떠나는데...

 

* 작품 개요

2012년 개봉한 <캐빈 인 더 우즈(The Cabin in the Woods)>는 드류 고다드가 감독하고 조스 웨던이 공동 각본을 맡은 미국 공포 코미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전통적인 공포 장르의 클리셰들을 비틀고 해체하는 독특한 시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겉으로는 으스스한 숲 속 오두막에서 벌어지는 전형적인 청춘 공포 영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모든 상황을 조종하는 비밀 조직의 존재를 드러내며 장르 자체에 대한 메타적인 비판을 던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감독: 드류 고다드
주요 등장인물
- 커트(크리스 헴스워스): 전형적인 '상남자' 캐릭터.
- 홀든(제시 윌리엄스): 책을 좋아하는 '지식인'.
- 줄스(안나 해치슨): 섹시하고 발랄한 '금발 미녀'.
- 데이나(크리스틴 코놀리): 순수하고 겁 많은 '처녀'.
- 마티(프랜 크랜즈): 유쾌한 '바보'.
장르: 액션, 공포, SF 스릴러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95분

 

전통적인 공포 장르의 클리셰들을 비틀고 해체한 영화 캐빈 인 더 우즈.
전통적인 공포 장르의 클리셰들을 비틀고 해체한 영화 캐빈 인 더 우즈.


* 줄거리
영화는 다섯 명의 대학생 친구들이 외딴 숲 속 오두막으로 주말여행을 떠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이들은 캠프파이어, 물놀이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곧 으스스한 분위기에 휩싸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은 사실 거대한 지하 시설에 있는 과학자들, 시터슨과 해들리를 비롯한 통제실 요원들에 의해 실시간으로 조작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이 시설은 매년 특정 의식을 통해 고대의 신들을 달래기 위해 젊은이들을 제물로 바치는 비밀 조직의 본부였습니다. 제물들은 5명의 전형적인 '스테레오타입'으로 구성되며, 이들의 죽음은 공포 영화의 클리셰를 따라야 합니다. 오두막 지하실에서  각자에게 맞는 '괴물'을 고르도록 유도하며, 이번에는 '좀비 가족'이 선택됩니다.


과학자들은 좀비 가족을 조종하여 한 명씩 친구들을 잔인하게 살해합니다. 그러나 통제실의 실수로 마티가 살아남고, 데이나와 함께 지하 시설로 탈출하게 됩니다. 둘은 시설의 실체와 자신들이 왜 희생되어야 했는지 알게 됩니다. 분노한 이들은 다른 괴물들을 가두어 놓은 감옥을 열어 시설을 혼란에 빠뜨립니다.


결국 이들은 시설의 책임자인 '감독관'을 만나게 됩니다. 감독관은 그들에게 지구를 멸망시키려는 고대 신들에게 바쳐지는  희생 제물이며, 이 의식이 실패하면 인류가 멸망한다고 설명합니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데이나와 마티는 희생을 거부하고, 인류 멸망을 선택합니다. 영화는 거대한 손이 나타나 시설을 파괴하고, 지구가 종말을 맞이하는 장면으로 끝납니다. 이 결말은 공포 영화의 관습적인 결말을 뒤집으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 감상 포인트: 기존 공포 영화의 전형적인 요소들을 비틀고 해체

1. 공포 영화 클리셰의 해체와 재구성

<캐빈 인 더 우즈>는 기존 공포 영화의 전형적인 요소들을 비틀고 해체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영화는 오싹한 숲속 오두막, 정형화된 캐릭터들(섹시한 금발 미녀, 상남자 운동선수, 순수한 처녀, 괴짜 등), 그리고 지하 창고에서 발견되는 끔찍한 물건 등 공포 영화의 필수적인 클리셰들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그러나 영화는 이 모든 설정이 사실은 거대한 지하 시설의 과학자들에 의해 의도적으로 조작된 것임을 밝혀내며 관객들의 허를 찌릅니다. 예를 들어, 등장인물들의 행동이 어색할 정도로 스테레오타입에 맞춰지는 것은 통제실에서 그들의 심리를 조작했기 때문이며, 좀비 가족이 나타나는 것도 그들이 직접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영화는 공포 영화의 관습을 따라가면서도, 그 이면에 숨겨진 ‘장치’들을 보여줌으로써 장르 자체에 대한 메타적인 비판을 던지는 것이 가장 큰 감상 포인트입니다.


2. 통제실과 오두막의 이중적 시점
이 영화는 두 개의 시점을 교차하며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하나는 오두막에서 공포를 겪는 대학생들의 시점이고, 다른 하나는 지하 시설에서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조작하는 과학자들의 시점입니다. 이 두 개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면서 관객들은 오두막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상황을 보면서 동시에 그 상황이 어떻게 연출되는지 지켜보게 됩니다. 통제실의 과학자들은 마치 TV 드라마를 보듯 젊은이들의 죽음에 내기를 걸고, 심지어 커피를 마시며 농담을 주고받는 등 무관심한 태도를 보입니다. 이러한 대비는 오두막의 공포를 더욱 극대화하는 동시에, 영화가 단순히 괴물에게 쫓기는 이야기가 아니라 공포라는 장르를 소비하는 관객들의 태도까지 풍자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3. 풍부한 이스터에그와 괴물들의 향연
영화 후반부에 마티와 데이나가 통제실을 탈출하면서 만나게 되는 괴물들은 이 영화의 또 다른 볼거리입니다. 지하 시설에는 전 세계의 모든 공포 영화에 등장할 법한 수많은 괴물들이 갇혀 있습니다. 늑대인간, 거미, 유령, 뱀파이어, 심지어 헬레이저의 핀헤드와 유사한 괴물까지, 수많은 괴물들이 감옥에서 탈출하여 시설을 난장판으로 만듭니다. 이 장면은 공포 영화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일종의 '이스터에그'들의 총집합입니다. 감독인 드류 고다드와 작가 조스 웨던이 공포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과 지식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오마주와 패러디의 향연은 영화의 재미를 한층 더 끌어올립니다.


4. 충격적인 결말과 장르의 파괴
<캐빈 인 더 우즈>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결말입니다. 영화는 마티와 데이나가 인류 멸망을 선택함으로써 끝납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단순히 고대 신에게 바쳐지는 제물이었음을 알게 되고, 희생을 거부합니다. 감독관은 "인류가 멸망하는 것보다 죽는 게 낫지 않느냐?"라고 설득하지만, 이들은 "우리 모두 죽는 게 낫다"라고 답하며 담담하게 종말을 맞이합니다. 이는 공포 영화의 전형적인 결말, 즉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주인공이 괴물을 물리치고 살아가는 해피 엔딩을 완전히 뒤엎는 파격적인 선택입니다. 이 결말은 영화가 단순히 공포 장르를 비꼬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존재 이유와 관습을 정면으로 부정하며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려는 시도였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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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류 고다드 감독의 그 외 대표작 3편

드류 고다드는 감독으로서의 역량뿐만 아니라, 작가로서 뛰어난 재능을 선보인 다수의 작품으로도 유명합니다. <캐빈 인 더 우즈>외에 그가 참여한 대표작 세 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클로버필드 (Cloverfield, 2008)>
드류 고다드는 이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 장르의 SF 재난 영화의 각본을 맡았습니다. J.J. 에이브럼스가 제작한 이 영화는 뉴욕 한복판에 거대 괴수가 나타나 도시를 파괴하는 모습을 개인 캠코더 시점에서 담아냅니다. 영화는 재난의 한가운데에 놓인 평범한 사람들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관객들에게 극도의 현실감과 공포를 선사합니다. 고다드는 이 작품에서 괴수의 정체를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고, 재난 상황의 혼돈과 미스터리를 효과적으로 그려내며 새로운 스타일의 괴수 영화를 탄생시켰습니다.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 '우연히 발견, 회수된 출처 불명의 영상'을 콘셉트로 내세워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혼란스럽게 하는 방식으로 긴장감을 부여하는 영화 촬영 및 연출 기법으로, 공포 영화와 페이크 다큐멘터리(모큐멘터리) 장르에서 주로 사용된다. (나무위키)


2. <마션 (The Martian, 2015)>
드류 고다드는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의 각본을 담당했습니다. 앤디 위어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화성에 홀로 남겨진 우주 비행사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가 기지를 발휘해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입니다. 고다드는 원작 소설의 유머러스하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스크린에 잘 옮겨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복잡한 과학적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고, 등장인물 간의 관계와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습니다. 이 작품으로 그는 아카데미 각색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3. <배드 타임즈: 엘 로열에서 생긴 일 (Bad Times at the El Royale, 2018)>
<캐빈 인 더 우즈> 이후 드류 고다드가 감독과 각본을 모두 맡은 두 번째 장편 영화입니다. 1960년대 말, 비밀을 간직한 7명의 인물이 주와 주를 가로지르는 경계선에 위치한 독특한 호텔 '엘 로열'에 모이면서 벌어지는 하룻밤의 미스터리 스릴러입니다. 인물들의 숨겨진 과거가 하나씩 드러나면서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이 펼쳐집니다. 고다드는 이 영화에서도 여러 장르를 혼합하는 재능을 발휘하며, 레트로한 분위기, 매력적인 캐릭터, 그리고 긴장감 넘치는 연출을 통해 관객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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