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기억, 관계가 얼마나 주관적이고 파편적인지 보여주는 <강원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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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간의 기억, 관계가 얼마나 주관적이고 파편적인지 보여주는 <강원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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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개요 및 줄거리: 지숙과 상권, 두 사람의 강원도 여행을 교차적으로 보여주며 진행

 
* 작품 개요
홍상수 감독의 영화 <강원도의 힘>은 1998년에 개봉한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홍상수 감독 특유의 미니멀리즘과 사실주의적 연출이 돋보이는 초기작으로, 지식인들의 공허하고 위선적인 내면을 날카롭게 파헤칩니다. 작품의 주인공은 미대 강사 지숙과 그녀의 옛 남자친구 상권입니다. 영화는 두 사람의 강원도 여행을 교차적으로 보여주며 진행됩니다.
이 작품은 홍상수 감독의 작가적 개성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절제된 롱테이크, 자연스러운 대화, 비선형적 서사 구조는 관객으로 하여금 인물의 심리적 상태에 집중하게 만들며, 이는 홍상수 감독 영화의 독특한 매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강원도의 힘>은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으로, 인간관계와 존재에 대한 성찰을 유도합니다.
 
감독: 홍상수
출연: 백종학, 오윤홍, 김유석, 전재현, 박현영, 임선영, 박정화 등
장르: 드라마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08분
 

인간관계와 존재에 대한 성찰을 유도한 영화 <강원도의 힘>.
인간관계와 존재에 대한 성찰을 유도한 영화 <강원도의 힘>.

 
* 줄거리
1부: 지숙의 이야기.
지숙은 친구와 함께 강원도로 여행을 떠납니다. 낯선 곳에서 만난 두 명의 남성과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지만, 이들의 만남은 겉돌기만 할 뿐 진정한 소통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지숙은 홀로 걷고, 사색하며, 관계의 공허함을 느낍니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과거 상권과의 관계, 그리고 현재 자신의 삶에 대해 끊임없이 되짚어 봅니다. 지숙의 이야기는 고요하고 쓸쓸한 분위기 속에서 내면의 방황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2부: 상권의 이야기.
상권은 친구와 함께 강원도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는 무능한 가장처럼 보이는 자신을 둘러싼 위선적인 주변 인물들과 얽히며 지루한 일상을 보냅니다. 상권은 옛 연인인 지숙과의 관계를 회상하고, 그녀에 대한 미련과 후회를 드러냅니다. 그의 이야기는 지숙의 이야기와 교차되며, 두 사람이 과거에 공유했던 공간과 감정을 서로 다른 시점에서 보여줍니다.

<강원도의 힘>은 두 주인공의 시점을 교차하며 '같은 공간, 다른 시간'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지숙과 상권은 같은 강원도의 풍경 속에서 과거의 흔적을 발견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상실감과 외로움을 마주합니다. 영화는 극적인 사건이나 전개를 배제하고, 인물들의 무의미한 대화와 반복되는 일상을 통해 현대인의 소통 부재와 공허한 내면을 심도 있게 탐구합니다.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117/0003982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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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모순적인 모습을 통해 겉과 속이 다른 현대 지식인 사회의 단면을 풍자

 
홍상수 감독의 1998년 영화 <강원도의 힘>은 네 가지 핵심 주제를 통해 인간의 내면과 관계의 본질을 탐구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이야기 전개를 넘어, 인물들의 심리적 미묘함과 삶의 공허함을 깊이 파고드는 수작입니다.

1. 소통의 단절과 고립
영화는 주인공인 지숙과 상권이 각자의 동행과 함께 강원도로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통해 소통의 단절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들은 겉으로는 대화를 나누지만, 그 대화는 공허하고 피상적입니다. 지숙은 친구와 함께 여행하며 낯선 남자들과 어울리지만, 진정한 교감은 이루어지지 않고 겉돌기만 합니다. 상권 역시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지만, 자신의 내면적 고뇌는 공유하지 못한 채 외로움을 느낍니다. 이처럼 인물들은 같은 공간에 있어도 서로에게 닿지 못하고 각자의 세계에 갇혀 있습니다. 이러한 고립감은 강원도의 쓸쓸한 풍경과 어우러져 더욱 강조됩니다.

2. 반복되는 관계와 욕망의 허무함
<강원도의 힘>은 관계의 반복성이라는 홍상수 감독 영화의 중요한 특징을 보여줍니다. 지숙과 상권은 옛 연인이지만, 영화는 이들의 관계가 종결된 후에도 비슷한 패턴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것을 암시합니다. 지숙이 만나는 남자들은 상권과 비슷한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또한, 인물들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으려 노력하지만, 그 시도는 번번이 실패하며 욕망의 허무함을 드러냅니다. 강원도라는 낯선 공간에서 새로운 시작을 꿈꾸지만, 결국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은 인간의 근원적인 한계를 보여줍니다.

3. 허위의식과 위선적인 지식인
이 영화의 주인공인 지숙과 상권은 미대 강사와 교수라는 지식인 계층입니다. 영화는 이들이 사회적으로 부여된 지위에 어울리는 척하는 허위의식과 위선적인 내면을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상권은 자신의 무능력함을 감추려 하고, 지숙은 자신의 공허함을 예술적인 감성으로 포장하려 합니다. 그들의 대화는 지적이고 세련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은 불안과 공허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홍상수 감독은 이들의 모순적인 모습을 통해 겉과 속이 다른 현대 지식인 사회의 단면을 풍자합니다.

4. 공간과 시간의 중첩
영화는 지숙과 상권의 이야기가 교차 편집되는 독특한 서사 구조를 취합니다. 이들은 같은 강원도라는 공간에 머물지만, 그들의 시간은 다르게 흐릅니다. 관객은 두 인물이 겪는 사건을 각각 따로 보면서, 한 공간에서 벌어진 두 개의 다른 시점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공간과 시간의 중첩은 인물들이 공유했던 과거와 단절된 현재를 동시에 보여주며, 그들의 관계에 대한 깊은 사색을 유도합니다. 같은 장소에서 다른 감정을 느끼고, 서로 다른 기억을 회상하는 모습은 인간의 기억과 관계가 얼마나 주관적이고 파편적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장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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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적이고 미니멀한 작품 세계'  홍상수 감독 최근작 3편

 
홍상수 감독은 최근 몇 년간 실험적이고 미니멀한 작품들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습니다. 2023년 이후 개봉한 세 편의 장편 영화는 그의 현재 작가적 경향을 잘 보여줍니다.

1. <여행자의 필요> (2024)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세 번째로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출연한 작품입니다. 영화는 한국에 온 프랑스 여성 이리스(이자벨 위페르)가 생계를 위해 두 명의 한국 여성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리스는 교과서 대신, 학생들의 내면에 있는 감정을 끄집어내 이를 프랑스어 문장으로 만들어주며 독특한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한국 사람들의 솔직하지 못한 내면과 문화적 차이를 마주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홍상수 감독  특유의 즉흥적이고 자연스러운 연출 속에 언어와 문화가 주는 소통의 단절과 삶의 허무함을 유쾌하면서도 쓸쓸하게 그려냈습니다. 제7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2. <우리의 하루> (2023)
감독의 30번째 장편 영화로, 칸 영화제 감독주간 폐막작으로 상영되었습니다. 영화는 한 젊은 여배우와 나이 든 시인의 하루를 교차적으로 보여줍니다. 배우 상원(김민희)은 집에 찾아온 후배와 대화를 나누고, 시인 의주(기주봉)는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찾아온 학생들을 맞이합니다. 두 인물은 각자의 공간에서 손님을 맞이하며 삶과 예술,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서로 다른 두 인물의 일상이 반복적인 편집을 통해 보이며, 마치 거울처럼 닮아 있는 두 사람의 내면을 발견하게 합니다. 이 영화는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존재의 의미와 관계의 본질을 담담하게 그려내며 관객에게 깊은 사유의 시간을 제공합니다.

3. <물안에서> (2023)
배우를 꿈꾸던 젊은 청년 승모(신석호)가 자신의 독창성을 확인하기 위해 사비를 털어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는 조연출과 배우를 섭외해 제주도로 떠나지만, 막상 무엇을 찍어야 할지 몰라 헤매게 됩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시종일관 아웃포커스(탈초점) 기법을 사용하여 인물과 배경이 흐릿하게 처리된다는 점입니다. 마치 안개 낀 물속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듯한 독특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는 인물들의 내면적 혼란과 모호한 예술적 탐구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홍상수 감독의 실험적인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인카운터' 부문에 초청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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