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 개요 및 줄거리: 배우 윤정희의 1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 작품 개요
이창동 감독의 2010년작 영화 <시(詩)>는 현대 사회의 복잡성과 인간 존재의 본질을 섬세하게 탐구하는 깊이 있는 작품입니다. 전주 국제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었고, 제63회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하며 이창동 감독의 연출력과 예술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윤정희 배우의 1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으며, 평범한 할머니가 시(詩)를 통해 삶의 아름다움과 추악함을 동시에 마주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냈습니다.
감독: 이창동
출연: 윤정희, 이다윗, 김희라, 안내상 등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39분

* 줄거리
영화의 주인공 미자(윤정희)는 손자와 단둘이 살고 있는 60대 할머니입니다. 그녀는 우아하고 세련된 옷차림을 즐기며, 틈틈이 문화센터에서 시(詩)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시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미자는 일상의 사물과 풍경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사과, 강물, 나무 등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시의 소재가 되고, 그녀의 삶은 조금씩 풍요로워지는 듯합니다.
그러나 미자의 평온한 일상은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산산조각 납니다. 그녀의 손자가 관련된 끔찍한 사건, 즉 학교 친구의
집단 성폭행으로 인한 자살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가해자 측 부모들은 돈으로 사건을 무마하려 하고, 미자는 이 추악한 현실 앞에서 혼란스러워합니다. 그녀는 돈을 마련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와, 시를 쓰는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윤리적 가치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미자는 손자의 죄를 덮기 위해 돈을 모으는 동안에도 시를 쓰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는 더 이상 아름다운 대상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마주한 고통스러운 진실을 담아내는 그릇이 됩니다. 그녀는 삶의 가장 추악한 순간에 가장 아름다운 시를 쓰고자 합니다. 영화는 미자가 겪는 내면의 고뇌와 성장을 통해, 시가 단순히 언어유희가 아니라 삶을 치유하고 구원하는 예술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결말부에서 미자는 마침내 한 편의 시를 완성하며, 삶의 잔인함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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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추함 속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역설적 과정
이창동 감독의 2010년작 <시>는 삶의 아름다움과 추함을 동시에 응시하며 인간 존재의 복잡성을 탐구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미학적 서사를 넘어, 다음과 같은 여러 중요한 주제들을 깊이 있게 다룹니다.
1. 아름다움과 추함의 공존
영화 <시>는 아름다운 것을 찾고 시를 쓰고자 하는 미자(윤정희)의 노력과, 그녀가 마주하는 현실의 추악함 사이의 극명한 대비를 보여줍니다. 미자는 문화센터에서 시 수업을 들으며 일상 속의 작은 아름다움, 예를 들어 사과의 붉은빛이나 강물의 흐름을 발견하려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녀의 손자가 연루된 끔찍한 성폭행 사건이라는 현실의 추악함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처럼 영화는 아름다움과 추함이 분리될 수 없는 인간 삶의 양면성임을 역설합니다. 미자가 결국 완성하는 시는 아름다운 풍경이 아닌, 고통스러운 진실을 담아냄으로써 추함 속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역설적 과정을 보여줍니다.
2. 예술의 역할과 윤리적 책임
<시>는 예술, 특히 시가 갖는 역할과 창작자의 윤리적 책임을 심도 있게 탐구합니다. 미자는 시를 배우면서 단순히 언어를 아름답게 배열하는 것을 넘어, 대상을 깊이 관찰하고 본질을 이해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는 그녀가 시인으로서 자신의 삶과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외면할 수 없게 만드는 내적 동기가 됩니다. 영화는 미자가 손자의 죄를 은폐하려는 현실적 유혹 속에서도 진실을 담은 시를 쓰고자 고뇌하는 모습을 통해, 예술이 현실의 고통과 모순을 회피하는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그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증언하는 행위임을 강조합니다. 미자의 마지막 시는 그녀가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마주했음을 증명하는 예술적 증언입니다.
3. 노년의 삶과 자아 찾기
미자는 젊은 시절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삶의 의미를 노년에 들어서야 시를 통해 발견합니다. 그녀는 평범한 할머니에서 시인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겪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자는 단순히 손자를 돌보는 할머니의 역할을 넘어, 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삶의 의미를 되찾으려 합니다. 영화는 노년기에 접어든 인물이 새로운 배움을 통해 삶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고, 이를 통해 자신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이는 노년이 단순히 쇠퇴의 시기가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시작과 성장이 가능한 시기임을 보여줍니다.
4. 무관심과 공동체 해체
영화 <시>는 현대 사회의 무관심과 공동체 해체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미자의 손자가 연루된 사건에서 가해자 부모들은 오직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피해자의 고통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이러한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태도는 현대 사회에서 공감 능력이 상실되고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해지는 현실을 반영합니다. 미자만이 유일하게 이 사건의 윤리적 무게를 느끼고 고뇌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영화는 미자의 고독한 투쟁을 통해,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는 현대 사회의 병폐를 비판하고, 진정한 공동체적 윤리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집니다.
■ 문화부장관을 역임했던 이창동 감독 대표작 3편
이창동 감독은 한국 영화계의 거장으로, 인간의 내면과 사회적 문제를 깊이 파고드는 작품들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의 대표작 중 <시>를 제외한 세 편을 소개합니다.
1. <박하사탕> (2000)
이창동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 <박하사탕>은 순수했던 한 남자가 시대의 폭력에 의해 어떻게 파괴되는지를 시대 역순으로 보여주는 독특한 서사 구조를 가집니다. 1999년 봄,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절규하며 기차에 뛰어드는 주인공 김영호(설경구)의 모습으로 시작하여, 그의 20년 전 순수했던 첫사랑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겪으며 변질된 영혼과 삶의 비극을 통해, 한 개인의 불행이 특정 시대의 폭력성과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영화는 개인의 삶이 시대의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주며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2. <밀양> (2007)
전도연에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 <밀양>은 이창동 감독의 연출력이 정점에 달했음을 보여줍니다. 남편을 잃고 아들과 함께 밀양으로 내려온 신애(전도연)가 아들마저 유괴 살해당하는 비극을 겪으면서 시작됩니다. 종교에 의지하며 마음의 평화를 찾으려던 그녀는, 가해자를 용서하기 위해 교도소로 찾아가지만 오히려 용서받았다는 가해자의 태도에 무너집니다. 영화는 개인의 구원과 종교의 본질적인 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신의 영역이라 여겨졌던 ‘용서’가 인간의 영역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고통을 마주한 인간의 처절한 몸부림을 강렬하게 그려냅니다.
3. <버닝> (2018)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한 <버닝>은 현대 사회의 젊은이들이 느끼는 무력감과 허무를 미스터리 스릴러의 형식을 빌려 탐구합니다. 유통회사 아르바이트생 종수(유아인)는 우연히 어린 시절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의 곁에 맴도는 정체불명의 부유한 남자 벤(스티븐 연)을 알게 됩니다. 해미가 갑자기 사라지자 종수는 벤을 의심하며 미스터리를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이 영화는 취업난과 빈부 격차로 고통받는 청춘의 분노와 소외감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보이지 않는 현실의 거대한 장벽 앞에서 좌절하는 개인의 초상을 그려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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