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 개요 및 줄거리: 제75회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찬사를 받은 수사 멜로극
* 작품 개요
2022년에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장편 영화 <헤어질 결심(Decision to Leave)>은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인 찬사를 받은 수사 멜로극입니다. 박찬욱 감독이 각본가 정서경 작가와 함께 만든 이 작품은 스릴러와 로맨스, 그리고 누 아르적 요소를 섬세하게 결합하며 기존의 박찬욱 영화와는 또 다른 독특한 스타일을 구축했습니다.
영화는 한 형사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며, 사망자의 젊은 아내에게 깊은 의심과 동시에 강렬한 이끌림을 느끼게 되면서 벌어지는 복잡한 감정의 층위를 다룹니다. '결코 이어질 수 없는' 두 남녀의 관계를 수사와 감시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포착하며, 통제와 집착, 그리고 비극적인 운명적 사랑을 시적인 미장센과 대사로 그려냅니다. 히치콕 감독의 서스펜스와 동양적인 '이별의 정서'를 결합한 듯한 독창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수작입니다.
감독: 박찬욱
출연: 박해일, 탕웨이, 이정현, 박용우, 고경표, 김신영 등
장르: 멜로/로맨스, 드라마, 서스펜스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38분

* 줄거리
유능한 형사 해준(박해일)은 부산서부경찰서 강력팀장으로, 깔끔하고 완벽한 수사 능력을 가졌지만, 불면증에 시달리며 예민하게 살아갑니다. 해준은 어느 날 산 정상에서 추락사한 남자의 변사 사건을 맡게 됩니다. 사망자는 전직 이민자 단체 간부였으며, 그의 젊은 아내 서래(탕웨이)를 용의 선상에 두고 수사를 시작합니다.
중국 출신 간병인인 서래는 남편의 죽음 앞에서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라는 묘한 한국말을 사용하여 해준의 의심을 증폭시킵니다. 해준은 서래를 끊임없이 심문하고 관찰하지만, 남편의 죽음에 대한 특별한 동요가 없는 서래의 태도와 동시에 풍겨 나오는 매혹적인 분위기에 점차 빠져듭니다. 해준은 서래의 아파트에서 잠복 수사를 하는 동안, 그녀의 일상에 깊숙이 개입하며 자신의 감시 행위가 단순한 수사를 넘어 개인적인 관심과 집착으로 변질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결국 해준은 서래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하고 사건을 '변사'로 종결합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이미 되돌릴 수 없이 깊어진 상태였습니다. 해준은 서래에게 "내 심장이 닳았다"라고 고백하며 이별을 결심하고, 아내와 함께 이포로 전근을 갑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 이포에서 또 다른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해준은 그곳에서 다시 서래와 재회하게 됩니다. 두 번째 사건은 해준이 서래에게 품었던 '의심과 사랑'의 감정을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리며 비극적인 결말을 향해 달려가게 됩니다. 서래는 해준에게 마지막으로 "내가 당신의 미결 사건이 되겠다"는 결심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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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해준과 서래의 사랑, 모든 감정적 교류는 결국 완벽한 이별을 향한 서사로 귀결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단순한 수사극이나 멜로 영화를 넘어, 복잡하게 얽힌 인간의 심리와 관계를 탐구하는 깊이 있는 작품입니다. 다음은 이 영화가 다루는 네 가지 핵심 주제입니다.
1. 형사적 '수사'를 빙자한 감정적 '관찰'과 집착
<헤어질 결심>은 전통적인 수사 과정을 사랑의 감정이 피어나는 독특한 경로로 변주합니다. 형사 해준은 용의자 서래를 '잠복 수사'라는 명목하에 관찰하며 그녀의 일상, 말씨, 숨겨진 감정을 면밀히 파고듭니다. 이 '관찰' 행위는 점차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임무를 넘어, 그녀의 존재와 삶에 대한 강렬한 관심과 집착으로 변모합니다. 해준에게 서래의 삶은 곧 '미결 사건'이 되며, 수사를 계속하는 것이 곧 그녀를 곁에 두는 행위가 됩니다. 영화는 이처럼 이성적인 의무(수사)와 비이성적인 욕망(사랑)이 충돌하고 뒤섞이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사랑이 시작되는 인간의 관음증적 심리를 해부합니다.
2. 언어의 장벽과 오해를 통한 운명적 사랑
서래는 중국인이기에 한국어가 완벽하지 않고, 종종 묘한 단어 선택과 문법적 오류를 범합니다. 영화는 이 언어의 장벽을 두 남녀의 관계를 규정하는 핵심적인 장치로 사용합니다. 서래의 어색한 말은 해준에게 끊임없이 의심과 흥미를 동시에 유발합니다. 불완전한 소통은 역설적으로 두 사람 사이에 더 깊은 오해와 상상력의 공간을 만들어내며, 언어로 다 담을 수 없는 감정, 즉 '이심전심(以心傳心)'의 영역으로 관계를 확장시킵니다.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와 같은 서래의 시적인 대사들은 불완전성 속에서 완벽한 감정의 교류가 발생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줍니다.
3. 통제(Control)와 파국적 자기희생
해준은 일과 삶 모두를 통제하려는 강박을 가진 인물입니다. 그는 완벽한 형사이자, 아내에게 따뜻한 남편으로 규정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서래와의 관계는 그의 통제력을 완전히 무너뜨립니다. 서래 역시 자신을 희생하여 해준의 삶에 '미결'이라는 영원한 흔적을 남기려 합니다. "내가 당신의 미결 사건이 되겠다"는 서래의 최종 결심은 그녀의 사랑이 상대방의 삶 전체를 점유하고 규정하려는 파국적 자기희생임을 보여줍니다. 이는 상대에게 잊히지 않기 위해 자신의 존재를 사건(사건성)으로 만드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고전적인 멜로를 뛰어넘는 운명적 비극성을 부여합니다.
4. '헤어짐'의 정서와 한국적 멜로의 재해석
영화의 제목인 '헤어질 결심'은 관계의 시작이 아닌 끝을 다루는 독특한 시점입니다. 박찬욱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이별의 정서'를 멜로의 핵심으로 가져옵니다. 해준과 서래의 사랑은 처음부터 성립 불가능한 비극적인 전제 위에 놓여 있으며, 이들의 모든 감정적 교류는 결국 완벽한 이별을 향한 서사로 귀결됩니다. 영화는 만남의 환희보다는 떠나보내는 상실감, 잊으려는 노력, 그리고 그럼에도 남는 미련이라는 한국적인 정서를 서스펜스 형식 안에 녹여냅니다. "다시는 나를 생각하지 않게 해 줘요"라는 해준의 부탁과 그에 대한 서래의 행동은 사랑의 본질이 집착과 소유가 아닌, 영원히 '기억되는 방식'에 있음을 통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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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의 거장' 박찬욱 감독 최근 작 3편
1. <아가씨> (The Handmaiden, 2016)
박찬욱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격렬하고 탐미적인 미학을 자랑하는 작품입니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은 귀족 아가씨와 그녀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고용된 하녀의 얽히고설킨 관계와 속고 속이는 음모를 다룹니다.
영화는 영국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하되, 동양적인 정서와 탐미적인 연출을 덧입혔습니다. 반전과 서스펜스가 넘치는 치밀한 스토리텔링은 물론, 여성 캐릭터 간의 강렬한 연대와 욕망을 과감하게 그려냈습니다. 화려하면서도 폐쇄적인 저택을 배경으로 한 섬세한 미장센과 에로티시즘이 결합된 연출은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전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습니다.
2. <리틀 드러머 걸> (The Little Drummer Girl, 2018)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첫 번째 영어권 TV 시리즈이자 첩보물입니다. 존 르 카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1979년 유럽을 배경으로 한 여배우 '찰리'가 이스라엘 정보국(모사드)에 의해 팔레스타인 테러 조직을 와해시키기 위한 이중 스파이 작전에 투입되면서 겪는 심리적 갈등과 위험천만한 임무를 그립니다.
영화적인 연출과 TV 시리즈의 긴 호흡을 결합하여, 냉전 시대의 복잡한 정치적 배경 속에서 펼쳐지는 첩보 활동과 주인공의 정체성 혼란을 심도 깊게 다룹니다. 박 감독 특유의 미려하고 감각적인 영상미가 첩보 스릴러 장르에 새로운 차원을 더했으며, 끊임없이 역할극을 해야 하는 주인공의 상황은 '연기'와 '실제'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드는 주제 의식을 담고 있습니다.
3. <어쩔수가없다> (It Can't Be Helped, 2025)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 이후 선보인 최신작으로, 이 작품은 감독의 이전 작품과는 확연히 다른 가볍고 일상적인 결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기치 않은 상황과 인간의 어쩔 수 없는 감정을 다루며, 전작의 멜로적 정서와는 상반되는 휴머니즘과 블랙 코미디를 섞은 듯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이 영화는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작은 사건들을 통해 삶의 부조리함과 동시에 따뜻한 시선을 담아냅니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기발한 연출 방식은 여전하지만, 무겁고 복수극적인 테마 대신, 인생의 불가피한 순간들에 초점을 맞춰 관객에게 색다른 공감과 웃음을 선사하고자 합니다. 이는 감독의 지속적인 장르적 실험과 확장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이병헌, 손예진이 호흡을 맞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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